목양수필 / 작은 선물, 큰 위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던 1월 중순, 선물 꾸러미를 만들어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재원은 돈가스를 만들어 수익금을 만들고, 작년에 딸기잼 바자회로 마련해 두었던 기금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제 아내가 돈가스용 돼지고기를 사러 가서 김정란 성도님께 그 용도를 설명하자 무려 50kg이나 되는 돼지고기를 기꺼이 기부하시겠다고 나섰습니다. 다음 날 새벽, 짧은 신앙 경륜임에도 귀한 것을 드린 그분께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축복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1월 셋째 주, 요즘 잠깐 집에서 쉬고 계신 이종숙권사님과 봉사의 고정 맴버 방은경 권사님이 소스를 만들 재료를 구입해 와서 손질을 했습니다.

그런데 돈가스 만들기 전날(20일) 저녁, 일손을 돕기로 했던 이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어떻게 하죠? 남편이 코로나 때문에 외출 금지령을 내려서 내일 못 도와드리겠어요.” “그래요? 하는 수 없죠.” 다음 날 아침, 방권사님이 급하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고, 봉사에 특화된 우리 성도님들은 달랐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쁘게 찾아와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위의 두 분 권사님을 비롯해서 박순임권사님, 서해자권사님, 공은하권사님, 윤연숙집사님에 양경단권사님과 손자 형오, 조은이집사님과 아들 현수까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분들이 천사처럼 나타나 일을 도왔습니다. 그렇게 만든 돈가스가 무려 120팩! 만든 돈가스를 얼리기 위해 냉동고에 넣은 다음 꾸러미를 만들 때 함께 넣을 물건들을 구매하였습니다.

선물이 선물답도록 깨끗한 스티로폼 박스에 돈가스 1팩(800g), 식혜 1병, 스타비아 토마토 한 봉지, 참치캔 3개, 올리브유, 비비고 만두 1봉지, 떡국 1봉지, 치즈 2묶음, 생닭 1마리, 15알 계란 꾸러미 1개를 담았습니다. 대접을 받고자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더니 선물의 품격이 느껴져 드리는 우리의 마음이 먼저 행복했습니다.

드디어 배달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부영 상가 4거리에서 푸드 트럭에서 커피와 어묵을 팔고 계시는 한 아주머님을 찾아갔습니다. 손님이 가기를 기다렸다가 제 아내가 인사를 건넸습니다. “코로나로 힘드시죠? 이것 맛있게 드세요” 그분이 미안해하는 얼굴로 대답하셨습니다. “제가 받아도 되나요?” “그럼요. 힘내세요!”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고 기뻤습니다.

요즘 같이 사회복지가 보편화된 시대에 절대 빈곤층은 거의 없지만, 이번 코로나로 인해 상대적으로 힘든 가정들, 그래서 위로가 필요한 가정들을 추천 받아서 교회 안팎으로 17가정을 선별했습니다. 기중에는 ‘더 힘든 사람 드리세요.’라며 거절하다가 받기도 했지만, 모든 분들이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으로 우리의 사랑을 거두어 주셨습니다.

일을 마치자 피드백이 이어졌습니다. 대상자를 추천해 주셨던 우미 1차 이장님으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선물 받으신 분들이 너무너무 구성이 알차고 맛있는 것들로 되어 있다고 정말 정말 고맙다고 하시네요~ 덕분에 저까지 기분이 좋으네요~ 감사합니다.” 저희가 사는 아파트 이장님으로부터도 전화가 왔습니다. “코로나에 모든 교회들이 죽겠다고 힘들어 하는데 그렇게 귀한 선물을 주셔서 감사해요. 모두들 좋아했어요.” 그러면서 아직 신앙도 없는 이장님이 이색적인 부탁을 하나 하셨습니다. “00가정은 특별히 많이 기도해 주세요. 정말 힘든 가정이거든요.” 그 말에 제 아내가 웃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따뜻한 마음으로, 더 다양한 방법으로, 더 많은 분들께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직 주님께 영광!!!